이건 망영화 미식회에서 본 영화인데 불의의 사고로 척추 손상을 당해 목 아래로 전신 마비가 온 남자 앨런이 주인공이고, 그의 일상생활을 돕는 겸 본인의 연구 진척도를 (몰래)검증하기 위해 그의 친구 제프리가 앨런에게 반려 원숭이 엘라를 안겨주며 사건이 시작된다.
음⋯, 사실 제목부터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원숭이가 살인을 저지르는 내용이긴 한데. 이게 조금 묘하다. 설정상 어린 인간 소녀의 뇌에서 추출한 어떤 특수한 용액을 맞은 원숭이 엘라가 주인공 앨런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앨런과 애착이 형성되고 그의 감정에 따라 교감하며 그와 텔레파시처럼 서로의 머릿속에 들어가고⋯⋯.
그렇게 엘라를 통해 잠든 상황에서 엘라의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된 앨런이 자길 못살게 구는 보호사의 반려 앵무를 죽이고, 본인이 장애인이 되자마자 자길 수술한 의사랑 바람을 피운 여자친구 린다와 그 의사를 불 질러 죽이게 된다. 이게 실행은 엘라가 했지만 엘라는 그렇게 하고 싶은 앨런의 마음을 텔라파시로 읽고 그대로 수행한 것뿐이라 (애초에 엘라가 그들의 집은 어떻게 알았겠어.) 작중 앨런도 중간에는 내가 했다. 엘라를 통해 내가 한 거다. 이러더니 후반에서는 아예 엘라를 손절하고 엘라가 그랬어! 내가 그런 게 아냐! 이래버린다. 저기요?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엘라가 점점 오빠를 과하게 사랑하는 얀데레 여동생쯤으로 보이고 앨런은 나쁜 자식에다 자기의 어두운 감정을 엘라가 끌어낸다고 왁왁거리며 엘라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쓰레기로 보이게 된다. ⋯⋯미안하다. 그런데 이게 진짜 그 시대 감성인지 뭔지, 나는 전혀 이 앨런의 행동에 당위성을 못 찾겠는데 작중에선 계속 그래, 앨런 당신이 한 게 아니야. 다 엘라가 한 거야. 이러면서 후반에는 앨런이 싫어하던 엄마도 엘라가 죽였다고 엘라를 죽이려고 한다. 뭐⋯⋯. 엘라도 그쯤되면 앨런을 집에서 못 나가게 하고 방해하는 사람들을 다 죽이려고는 하는데. 그리고 실제로 죽이기도 했는데. 그건 중간에 생이별을 겪어서 그렇다고 얇은 실드를 한 번 쳐보려고.
아무튼. 그래서 나는 앨런의 감정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고 진짜 본인이 급발진하고 화나서 사람 죽여놓고 훈련 받은, 그리고 교감한 감정을 이해하고 본인 대신 모든 걸 실행해준 원싱이를 냅다 범인이라고 죽여버리려고 하는 것도 조금 그랬다. 교감했다며⋯. 그럼 그게 다 네 감정은 맞는 거잖아⋯⋯. 이런 사유로 시청을 추천하지 않는 영화 중 하나.
그런데 왜 별점은 2개나 줬냐면
원싱이 엘라가 너무 연기를 잘하고 귀여워서 별 1개 더 얹어주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질적 별점은 1개라고 생각하기를.
아. 그리고 이거 포스터 사기가 있다. 왓챠에서 봤을 때는 2번 사진이 포스터였는데 다른 영화 포스터는 1번의 사진이고 당연하게도 1번 사진의 심벌즈 치는 원숭이 장난감이나 2번 같은 장면은 어디에도 안 나온다. 나는 또, 포스터만 보고 뇌파 연결 뭐 그런 거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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