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미가 뛰어나다고 해서 봤는데 내용 때문에 극장에서 엉엉 울면서 나왔다네요.
이거 이렇게 슬픈 내용이었어? 슬픈 이야기였냐고. 그런데 몇몇 후기들이 위로가 되고 행복해지는 영화라고 해서 으에? 했는데 이게 엔딩 해석에서 갈리는 이야기인 것 같더라고. 그러니까, 나는 엔딩 장면에서 로이가 죽었다고 봤거든. 왜냐하면 일단 영화 상영 장면에서 로이의 표정과 허탈한 눈빛이 그랬고 하필 딱 그 장면에 뒤에서 조롱하듯이
말1[내가 뭘 놓쳤나?]
말1[고작 이 장면이냐.]
말1[그렇게 대단한 스턴트 한 장면도 안 나오지 않았냐.]
이러고 말하는 소리를 강조하듯이 또는 로이의 속내를 대변하듯이 나오잖아. 비수같이 쏟아지는 말을 배경으로 그 장면을 보는 로이 표정도 뭐랄까…. 진짜 자기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기가 이후 생을 저버리면서까지 연기한 장면을 확인하고자 하는 기타2[긴장감 어린 얼굴에서 무언갈 놓은 듯한 표정으로] 변하잖아.




그리고 흑백 영화의 그 부분을 보고도 마냥 즐거워하는 알렉산드리아를 보며 웃는 장면을 나는
말4[이 아이는 아직 너무 어린 아이라 이야기 속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즐거워한다.]
말4[속임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말4[그저 그대로 받아들인다.]
라고 생각한 로이가 안심하는 감정도 담긴 장면이라고 생각했어. 왜 안심하냐면 알렉산드리아가 스턴트가 로이라고 생각하기만 하면, 로이가 살아있다는 가정을 이 아이가 믿기만 하면 로이가 죽었다고 슬퍼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병실에 누워있을 때처럼 충격받고 울거나 하지도 않을 거고. 아이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생을 마칠 수 있게 된 거잖아. 로이가 편지를 받을 주소 하나 알려주지 않은 것도…… 결국 로이가 생을 이을 의지가 있던 게 아니라서가 아닌지. 물론 알렉산드리아가 즐겁게 영화를 보는 모습이 좋은 것도 있었을 거야. 그러나 본인이 너무 힘들 때 알렉산드리아가 옆에 있든 말든 죽겠다고 소리 박박 지르던 로이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두 감정이 다 담긴 장면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엔딩에서 흑백 영화들이 지나가고, 로이가 그 영화들의 스턴트 장면을 연기했다고 믿는 알렉산드리아가
말1[mwah mwah! mwah!]
말1[thank you]
말1[thank you]
말1[thank you very much!]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나레이션한 점도… 되게 생의 마지막에, 혹은 사후에 나의 인생을 봐주어서 고맙습니다! 하고 관객한테 (실제 관람자인 우리 말고, 작중 세계관 속의 관객.) 인사하는 느낌이 들어서 죽었겠거니 했단 말이야. 그래서 마음이 너무 힘든 영화라고 생각한 거고. 그런 상황이 어린 아이의 순진무구한 시각과 잠시간의 회복과 아름다운 미장센이 전반적으로 흘러나오는 영화의 시각적 미가 다 버무려져서 종합적으로 '호'였던 영화라고 느꼈어.
그래서 나는 엔딩 나레이션 때 더 울었던 게, 로이 곁엔 아무도 없잖아. 알렉산드리아마저 퇴원해버리고. 이야기 속 로이의 진짜 딸이 아니라는 말에도
말1[그녀는 그를 사랑하는 걸요.]
하고 말하던 작은 온기조차 없이 병원에서 혼자, 다리가 사라진 삶을 견뎌라. 라는 거
이거 진짜 너무한 거야. 이게 맞나. 진짜 이게⋯, 이게 맞나. 진짜 이게 맞나요. 제발 나에게 희망의 시그널을 줘⋯⋯.
근데!! 타셈 감독이 GV에서 해피엔딩일 수도, 새드엔딩일 수도 있다고. 그냥 보는 사람 생각에 따른 거라는 인터뷰 했다는 글 보고 하늘만 보는 사람 됐잖아. 감독님 이게 뭔가요…. 차라리 그냥 명확하게 해피라고 해주시지. 흑흑흑흑흑흑흑흑.
그러나 이런 엔딩이기에 비로소 명작이 된 거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