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철이 주장하는 바 몇가지들에 관한 생각. 우선 첫번째. 세정이한테
말1[당신 같은 것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 불완전한 소통의 비극 때문에 죽은 거다.]
라고 했던 말 있잖아. 이거 기타2[아빠를 너무 좋아했었기 때문에 아빠의 죽음을 가치 있는 무언가로 만들고 싶어서] 결국 소통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바이러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권세정이 폭로한 횡령 비리 때문에 죽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싶어서.
그런데 이제 그 방식이 아빠의 죽음을 가치 있게 만들었냐는 차치하고서라도. 이게 서로 소통의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신인류라는 건 확실하게 아니잖아. 지시는 오로지 서영철만이 할 수 있고 좀비 군체가 하는 건 오로지 현 상황 공유, 목표주석1[생식(증식)을 위한 산 인간.]에 관한 객관적 정보 뿐인 거고 거기에 기타2[인간의 자아나 생각, 실제로 인간들이 소통하는 언어 속 담긴 뜻이 없어.]
단적인 예로 감염되어 좀비로 변한 최현희가 서영철의 지시에 따라 최현석을 칼로 찔러 죽이고 최현석이 피에 절어 바닥에서 죽어있는 모습을 보고도 임무(서영철이 지시한 일)가 끝나니까 아무런 감정을 못 느끼고 그냥 뒤돌아가잖아.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없는데 이게 어떻게 인간이야? 신인류? 이걸 생명체로 분류해야만 한다면 인류가 아니라 아예 다른 종으로 새롭게 분류되어야 할 듯.
그리고 이게 아버지가 주장한 불완전한 소통의 비극을 해결할 요소가 되려면 쌍방 소통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좀비 군체를 보세요. 지시(소통)전달이 일방향으로만 되는데다 심지어 몇 번이고 지시 오류가 나서 ||이게 결국에는 서영철을 죽이게 되기까지|| 하는데 이것 또한 불완전한 소통의 비극, 즉 소통이 되지 않아 좀비 군체들과 어긋난 지점이 아닌지?
그래서 서영철은… 좋아하고 존경하는 아버지의 죽음을 무가치하고 진짜 비리를 저질러 죽어버린 무책임한 어떤 행위가 아니라 기타2[우리 아버지가 날 두고 죽어버린 것은 가치있는 죽음이었다, 신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한 거였다, 하고 변론하기 위해] 세정에게 그 말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그것 외에도 본인이 이해받고 싶고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았고. 거기에 더해 자기 아버지를 등떠밀어 죽여버렸다고 생각이 드는 인간들에 관한 혐오, 염증, 신물, 이런 것도 있었다고 생각해.
서영철이 중간에 권세정한테
말1[외톨이가 되는 걸 견딜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렇겠죠.]
같은 뉘앙스의 말을 하며 기타2[너도 외톨이가 되어보라고] 하잖아. 이거 자기 아빠도 외톨이가 된 채로주석1[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혼자] 죽었으니까 너도 혼자 죽어봐라, 나 죽이고 싶으면 우리 아빠랑 똑같이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미움 받고 죽어버려라. 같은 의미가 같이 담겨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도 결국 살고 싶어서 몸에 불 붙으니까
말1[살려주세요.]
말1[그만해주세요.]
말1[살려주세요.]
라고 하잖아. 결국 서영철도 죽음의 문턱에서는 너무 무서웠던 게 아닌지.
권세정을 너 따위,라고 지칭하면서 기타2[복수가 아니라 비극의 해결책]이라고 바득바득 우긴 걸 보면 서영철이야말로 억울하고 분하고 슬픈 자기의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욕망이 있었던 거 아닌지. 그리하여 개발된 바이러스는 좀비들 모두가 오로지 서영철에게 따르고 그의 감정에 공감하고.
감정 부분은 사실 다른 좀. 들도 느끼는 바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최현희가 통제실에서 좀. 이 되어갈 때 감염되니 군체와 감정, 생각 공유가 가능했잖아. 그래서 뇌세포가 파괴되기 전 감정을 서영철도 느꼈기 때문에 갑자기 오열한 게 아닌가 싶었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서영철의 주장이 더 허울 뿐인 주장이라는 증거가 되어버렸지. 최현희의 감정의 공유가 끝나자마자 오열하던 서영철 뭐 해? 기타2[바로 웃지. 재밌다는 듯이 끅끅 웃지.]
생각과 감정을 집단 공유해도 결국 다른 좀. 들과 달리 뇌세포가 파괴되지 않아 자아가 있는 서영철은 결국 그 감정주석1[슬픔]을 느껴도 그 감정 자체에 동화되고 이해하고 그 감정에 따라 행동하지 않잖아. 그게 내 감정이 아니라는 자아가 있으니까. 이렇게 작중에서 본인이 직접 증명을 해주시니 이게 참, 서영철이 얼마나 본인의 본심을 숨기고 허울 좋은 말로 덮어두는지 느껴지는 것 같았고. 이게 여러 번 보면 아리까리했던 어떤 상징을 오!! 하고 확신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좋은데 문제는 개연성이 얼레벌레인 점도 오?? 하고 너무 잘 보인다는 거. 😂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서영철 진짜 백신 아닌 듯. 완전 뇌피셜이긴 하지만, 표면적으로나마 모든 인간의 연결을 원하는 놈이 진짜 백신을 만들었을 리가 없기도 하고주석1[물론 내면적으로는 이해받고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내제되어 있어도.] 애초에 서영철이 맞은 주사제가 백신이었다면 좀비 군집에 연결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서영철은 지금 1번 원숭이주석1[작중 제일 첫 감염자]한테 물려 감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군집의 한 부분이 된 상태인 건데, 얘가 백신을 맞아 항체가 있는 상태로 감염 상태가 중첩됐다? 말이 안 돠죠.
그러니 서영철이 맞은 백신은 아마도 좀비 바이러스가 뇌세포를 파괴하는 걸 막아주는 용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자아유지를 할 수 있게. 따지자면 백신보다는 반쯤만 바이러스고 그 대표한테 물려서 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자아가 있는 본인이 1번 원숭이, 즉 바이러스의 중추가 될 수 있게 설계한 게 아닌가 싶었음. 그러니까 사실 서영철이 설계한 기타2[이 바이러스의 완성 형태는 두 개가 한 쌍]인 거지. 자아 유지도 되고 생각과 감정의 공유도 되는 형태가 최종형태인 거 아닐까? 그런데 당장 퍼트리는 시작점에서는 자아 가진 사람이 여럿이면 자기 계획대로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가 없으니 반쪽짜리 감염만 만든 게 아닌지…. 라고 추측은 하나 이 녀석이 진짜 본인 외에 다른 자아를 뒀을까 싶긴 해.
아무튼, 이런 설정이라 1번 감염자가 대표였을 땐 걔도 감염되어 뇌세포가 파괴되고 자아라는 게 없어 따로 지시를 받고 행동하는 것처럼 굴지 않았던 좀비들이 서영철이 감염되어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되자마자 진짜 군체처럼 각자 역할을 나눠 집단 행동을 했던 게 아닐까? 통제실을 검색해보거나 단톡방 인원이었던 구 육상선수 아저씨 폰으로 단톡 내용 읽고 공유하거나 하는 것처럼.
그래서 서영철이 죽고 모두가 멈춘 건 지시를 내리던 중추 바이러스가 죽어서 자기들끼리 정보 공유할 때처럼 일시적 공백상태가 된 거고 이후 다른 중추 감염자를 자기들 중에서 만들어내느라 모두 해결된 것처럼 보였을 때 한 놈이 먼저 움직인 게 아닌가 싶었어. 감염됐던 실험 원숭이들은 다 죽여서 처리했를테니 뇌트워크 내에서 새로 선출되는 건지 아니면 진짜 멈추는 건지 확인할 수가 없잖아. 너무 갔나? 너무 오타쿠 상상인가? 그치만 마지막에 좀비 하나가 움직인 이유가 이거 말고 뭐가 있을까요. 실제 선출이 아니더라도 중추 감염자가 없는 상태로 다시 지시 없는 좀. 이 된 걸 수도 있고. 응.
아무튼 그래서 기타2[공설희의 원숭이 실험장 이야기를 들은 권세정도 사실 내심 의심]하고 있다가 기타2[권세정의 이야기를 들은 공설희도 서영철이 백신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된 것 같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극 중 연 감독님의 짧은 신파 속 표현된 ‘서영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좀비는 이미 사람이 아니고 인류라고 부를 수 없다.’는 생각이 연출 참 좋다고 생각했고.
신파 하니 생각나는 건데 이미 캐릭터 설명만 보고도 규성 죽고 현희 죽을 건 예상했거든? 그런데 나는 현석이랑 세정이랑 으쌰으쌰해서 나갈 키워드로 그 신파를 쓴 줄 알았는데 세정 쪽은 이 정석 신파 루트를 따라가고주석1[규성의 아내로 나오는 공 박사와의 연계 포인트가 됨.] 기타2[현석 쪽은 아예 반대로 뒤집어 흑화 루트를 가버린 게 너무너무 신선했어.] 예상하고 간 부분이 뒤집혀서 다른 씬보다도 이쪽이 더 어????? 싶었던 것 같아.
예고편만 보고 연기 취향 아니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예고편에 아무래도 스토리와 연관된 개쩌는 연기를 보여줄 수는 없었겠죠. 예고에선 가벼운 극초반 부분+기승의 승 부분 약간만 잘랐으니 아직 누잃전현석 상태라 크게 감정을 많이 넣지 않아서
말1[왜 맨날 보여주던 차력쇼가 아니지?!]
할 수밖에 없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래서 취향 아니라고 하면 벼락 맞고 취향 된다는 오타쿠 속설을 무시하면 안 돼. 나 최현석이 경찰새끼 트롤로 누나 잃고 흑화되는 그, 기타2[팔 정비 다시하면서 눈깔 싹 도는 그 장면] 보고 입 틀어막고 머리 쥐어 뜯었잖아. 그거 보러 또 가야 해. 짗이 내 도파민이다. 가야 해. 도파민 연기 보러 또 가야 해.

말1[이 남자 미친 남자 아닙니다. 슬픈 남자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얘기한 것 중에, 최현희가 최현석을 죽이고도 아무런 감정 없이 뒤돌아 간다는 거 있잖아. 그게 원래는 자기랑 자기 누나의 안위만 생각하던 최현석이랑주석1[누나 휠체어를 사람들 구하는데 쓰면 누나는 어떡하게 이걸 빌려줘, 같은 대사나 비슷한 씬 다른 대사에서 보여요.] 일면식 없는 사람들 구하겠다고 자기 다리나 마찬가지인 전동휠체어 어차피 여기 나갈 때 못 쓴다고 그냥 냅다 사람들 구하는데에 쓰며 자기가 관제실에 혼자 남아 안전한 길 찾아주고 배신 당한 동생이 자기 구하러 오는 거 눈치 못 채게 일행들 따라잡을 수 있는 위치로 안내해줄 정도로 이타심 많고 동생 아끼는 최현희라서 이 장면이 더 뭔가… 감독의 의도가 느껴졌던 것 같아. 둘의 정서적 모습이 정반대가 된다는 게. 본인들 안위만 생각하는 말을 툭툭 내뱉던 최현석은 자기 누나 보자마자 자기가 잡은 칼 누나가 자기 심장에 찌르든 말든
말1[누나, 누나….]
하며 당해주고 있고 그렇게 사람 돕고 동생 아끼던 최현희는 동생 본인 손으로 죽여놓고도 아무런 감정, 생각 없이 뒤돌아버리는 게.
물론 최현석도 최현희의 동생이니만큼 엘베 뛰던 씬에서 애가 좀비 아저씨에게 깔리니까 구해주러 가고 엘베로 다들 먼저 뛰라고 하면서 엘베에 붙는 마지막 좀비도 떼어내고 들어갈 만큼 좋은 사람이긴 해.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면이 최현희보다는 조금 더 개인주의적인 모습이 부각됐는데주석1[대사나 툴툴거리는 톤에서.] 마지막이 참…….
그리고 개인주의의끝판왕을달린인간들싹다잡아먹혀서좀.되는거너무좋았다.
예시 1. 경찰 아재. 예시 2. 애 괴롭히던 일진 둘.
대신 결말 부분에 책임자들 다 꽁무니 빼고 도망가는데 오로지 정의만 생각하는 여자와 오로지 대의만 생각하는 여자가 세상을 구하게주석1[그런데 이거 정말 구한 걸까요? 마지막 부분이….] 되는 장면이 나오는 게 참 인류애 차오르고 좋았고, 규성 씨 정말 한결같은 취향이시다. 싶었다. 기타2[전부인도 현부인도 본인들의 신념을 위해서는 브레이크 고장난 10톤 트럭처럼 달리시는 분들]이네.
